과학기술학의 개척자 중 한 명인 브뤼노 라투르의 <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>을 독해하려면, '행위자-연결망 이론'을 비롯해 라투르의 기존 연구를 이해하는 게 좋다.
라투르의 이론은 1999년 출간한 <판도라의 희망>과 <자연의 정치>로 본격화한다.
<판도라의 희망>에서는 근대주의 헌법의 이분법이 만들어진 연원을 궁구하며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어떤 질적 간극도 존재하지 않음을 밝혀냄으로써 근대주의 헌법의 한계를 지적하고, <자연의 정치>에서는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근대성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근대주의 헌법을 대체할 새로운 정치철학으로서 정치생태학의 필요성을 제시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