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림의 나이는 300년을 훌쩍 넘었지만, 화폭 속 선비의 눈빛은 여전히 이글거린다.
조선시대 최고의 선비 화가 중 하나인 공재 윤두서는 1710년께 한반도 최남단인 전남 해남의 친가 녹우당에 칩거하면서 혁신적인 그림을 완성한다.
장 교수의 학설은 근세기 서양 미술사에서 예수와 성인의 얼굴을 정면상으로 묘사한 '성안'이 바로 정면 자화상의 핵심 모티브이며, 이 도상에 뒤러가 작가 개인의 정체성을 심으면서 근대인의 상을 창작했고, 이렇게 발전한 도상이 16~17세기 중국에 파견된 서양 선교사와 사신단을 통해 동아시아에 전파되면서 윤두서의 자화상으로 이어졌다는 논지를 담고 있다.